Studies/Comment

윤석열 정부에서 우리는 Democratic Backsliding을 겪고 있는가? 에 관한 노트. 지난 번 세미나 주제가 Democratic Backsliding이었는데, 관련해서 토론을 짧게 한 뒤 생각난 것들을 정리해봄. #1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Backsliding이라는 개념이 나온 배경을 이해하는 것. 민주주의의 후퇴, 혹은 퇴행 정도로 번역이 될텐데 이는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로 퇴행하는 Democratic Breakdown과는 조금 다른 개념.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정부 주도로 민주주의를 제도적, 기능적으로 퇴행시키는 현상을 부르기 위해 나온 개념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음. 다시 말해 backsliding은 체제 전환기의 특성이 아닌, 체제 전환기로 가는 '경로'를 설명하려는 데 있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민주주의니까. 헌법에 '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으니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정당이 내부적으로 '반드시'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당위가 있을까? 헌법에서 말하는 '민주적'이라는 것은 얼마나, 어느 정도를 말하는걸까? 민주주의를 마법의 단어처럼 쓰지 않으려면 여기서 말하는 '민주적'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당대표를 평당원이 선출하는 것이 '민주적' 운영인가? 원내대표를 평당원이 선출하는 것이 '민주적' 운영인가? '정당 민주화' 혹은 '당내 민주주의'를 금과옥조..
https://www.youtube.com/live/edtxjGnkG_Q?feature=share 엊그제 스승의날을 맞아 지도교수님 제자모임을 했는데 이런 방송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냉큼 봤다. 훌륭한 프로그램이고, 이런 논의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공론조사라고 해서,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와는 다르게 시민대표단을 무작위로 선출하고 이들에게 특정 주제에 대해 전문가 집단과 일정 기간 학습시킨 다음, 토론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의결하는 방식이다.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 기획이 참 좋다. 사실 정치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맞닥뜨리는 가장 곤란스러운 편견들은 국회와 정당에 대한 불신이다. 국회의원수를 줄이라든가, 비례대표를 없애야 한다든가 하는 주장들은 정치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참 다루기 곤혹스럽..
들어가며 사상 초유의 박빙을 보여주었던 대선이 끝났다.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래도 몇 마디 얹어보려 한다. 어차피 주요한 내용들은 다른 훌륭한 분들이 얘기하실테니, 비슷하게 나올 법한 이야기들은 간단하게만 언급하고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적어보겠다. 두서가 없으므로 양해를 바란다. 어차피 필부필부가 하는 말이므로 딱히 인사이트는 없을 것이다. 먼저 모두가 할 법한 얘기. 이번 대선은 두 가지 점에서 초유였다. (1) 선거 관심도가 굉장히 높았고 (2) 모두의 예상을 깨고 초접전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높은 선거 관심도는 주요 두 후보에 대한 감정적 호오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어느 책의 제목처럼, "저 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 심지어 ..
※ 나는 2018년 경 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 적이 있다. 학부생 수준에서 쓰여진 얇은 책이기는 하나, 나의 이러한 작업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지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글은 나의 책을 읽고 지인이 보내준 감상평이다. 부끄럽게도 아주 좋은 평가를 내려주었고, 이를 블로그에도 다시 게재한다. 최태준의 를 읽고. “한 편의 명문(名文)은 만약(萬藥)보다 낫다.” 소설 삼국연의에서 두통을 앓고 있던 조조가 자신을 규탄하고 토벌해야한다는 주장을 담은 진림의 ‘토조조서’를 읽고 한 말이다. 실제로는 귀순해온 진림의 다른 글을 보고 두통이 나았던 것과 귀순 이전에 쓴 글을 합쳐 조조의 호방함을 부각시키고자 한 허구의 이야기지만, 친구 최태준의 글을 읽는 지난 일 주일간 그로부터 ..
※ 이 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민주당이 참패한 것을 보면서 쓴 것이다. 4월 10일 경 페이스북에 업로드되었고, 이를 블로그에도 게재한다. 대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한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고, 고백하자면 난 아직도 대학생위원회에 남아있다. 이렇다 할 활동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전히 대학생위원이긴 하다. 꼴에 여전히 교육팀장이란 직함은 있다. 그러나 이곳에 있으면서 절망감을 느낀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사실 절망감이랄 것도 없다. 어쩌면 분노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 글은 이런 분노들을 편견과 사심 꾹꾹 담아 표현해보려 쓰는 글이다. 2030이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고 하는데 거시적인 분석은 제쳐놓고 내부적으로 바라보자. 민주당이 소위 ‘청년’들을 어떻게 대했나? 민주당의 청년 계층은..
청년 문제를 해결한다고 여기저기서 간담회도 열고 컨퍼런스도 열리는 모양인데 참석해보진 않아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 소위 '청년 문제'라고 불리는 것을 '청년 문제'라는 두루뭉술한 네이밍으로 몽뚱그리고 문제를 이렇게 접근한다면 백날 간담회 열어봐야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만약 기존 정치인들과 간담회를 연다고 한다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서는 명백한 답이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글은 잠정적으로 정치인들에 대한 요구들이다. 정치인들의 대답이 꼭 학문적으로 엄밀할 필요는 없다. 다만 나는 정치인들이 문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하고 그를 통해 시민들을 묶어내는 ‘기능적인’ 일을 수행하는 직업이라 생각한다는 점에서, 가능한..
T. J.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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