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행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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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Essay
[1] 글을 쓴다는 것블로그에 계속 이런저런 글들을 막 쏟아내고 있는데, 크게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절제하기 위해서. 12.3 내란 사태 이후 수많은 언어가 오염되었고, 말도 안되는 어거지들을 뻔뻔스럽게 우겨대는 파렴치한들이 너무 많아졌다. 난 이들이 전부 입을 닥쳤으면 한다. 그래도 이렇게 끓어오르는 분노들은 대체로 글을 쓰다보면 어느정도 정제가 된다. 분노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 말도 안되는 궤변들을 어떻게 격파할 수 있을지 하나하나 짚다 보면 시간도 잘 간다.두번째는 내 글과 생각을 좀 다듬기 위해서다. 직장에서 근무한지 이제 1년 반도 넘었다. 그 동안 각종 보고서며 제안서를 무지막지하게 썼다. 거짓말 좀 보태면 한 달에 A4 용지로 200장씩을 너끈히 썼을 ..
민주공화국의 반역자들을 적절하게 처벌하는 방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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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Comment
1. 모멸감과 모욕감을 안겨야 한다(1) 민주공화국을 조롱하는 윤석열의 퇴거행진윤석열이 관저에서 퇴거하는 장면은 민주공화국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조롱 그 자체였다. 그는 마치 개선장군처럼, 명예로운 퇴임인 양 한남대로 한쪽을 온전히 차지하며 행진(?)을 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열렬히 환영했다. 민주공화국에 노골적인 반역을 저지른 죄인의 퇴거 장면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연출이다. 윤석열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듯이, 자신이 저지른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위에 대해서 일말의 사과조차 없었다. 그저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선동적 메시지만을 내놓을 뿐이었다. 이미 윤석열은 파면되어 ‘시민 윤석열’이 되었음에도, 퇴거 순간의 그는 ‘시민 윤석열’이 아니었다. 공화국의 반역자라고 볼 수도 없었다(왜 ..
블로그를 꾸미는 일의 번거로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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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Essay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살리자고 마음 먹은 이후, 블로그에 대대적인(?) 개편들을 추진하고 있다.우선 가장 먼저 신경쓰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가독성이다. 나는 명조체 글꼴을 좋아하는데, 웹폰트로 쓸 만한 명조체 폰트가 한정적이다. 나눔명조나 함초롬바탕, 조선신명조 정도가 웹폰트로 나은 것 같은데, 다만 이게 웹폰트로 적용해보니 가독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Kopub 바탕이 사실 내 기준에선 제일 깔끔하지만, 웹폰트로 쓰는 방법은 모르겠다. 지금은 조선신명조를 쓴다. 기본 서체도 그냥저냥 통일성 있어서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명조체 쓰던 버릇 어디 가겠나.각주 기능도 살리고 싶다. 그런데 현재 스킨에서는 각주를 달면 너무 이상하게 나오는 게 문제다. 어떻게 수정해야 할 지를 몰라서 하릴없..
탄핵, 파면, 앞으로 해야 할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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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Comment
간단한 소회괴물이 끌어내려졌다. 우리 역사에 다시는 존재해서는 안될 파시스트를,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렸다. 이제 남은 것은 그에게 가장 처절하고 비통한 죽음을 선고하는 일이다. 그가 법정에서 최고형을 언도받고 교수대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에는, 이 모든 사태를 ‘끝났다’라고 말하기 어렵다.광장의 시민들에게 너무나 큰 빚을 졌다. 연말연초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인해 광장에 몇번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할 수 있는거라고는 이렇게 글줄이라도 써서 조금이라도 의견에 힘을 보태는 것인데, 그마저도 크게 도움되진 못한 것 같다. 광장에서 끝까지 버텨준 사람들을 생각하면 괜히 울컥한다. 금요일에 파면 축하 겸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조금 울었다.비록 탄핵 선고 주문 전체를 듣진 못했지만, 문형배 재판관의 말은..
[요약] 윤석열이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궤변에 대하여 :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 데이터로 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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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Working Paper
Preface본 요약본에서는 지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지표들에 대해서는 향후 블로그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관련된 케이스를 곁들여 업로드할 예정이다.그래프에서 붉은 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시작을, 파란 선은 문재인 정부 임기 시작을 나타낸다. V-Dem 데이터는 해당 년도 말에 데이터를 집계하므로, 그래프상 정부의 임기 시작년도에 대한 평가점수는 이전 정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시 취임한 정부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의 한국에 대한 V-Dem의 평가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이다.본 그래프에서 ‘합성지수’란 여러 지표들을 통합하여 만들어낸 지표를 말한다. V-Dem은 여러 지표들을 통합 및 합산한 합성지수를 제공한다. 합성지수..
최상목 권한대행의 9번째 거부권에 대한 소론: ‘의회주의’를 왜 지금 역설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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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Comment
(가) 최상목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가 적절한가에 대한 평가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는 대의기구인 입법부의 우위를 존중하는 것이다. 다양한 정당이 경쟁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제도적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다수당이 구성되고, 국회가 법률안을 통과시켰다면 이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규범이다. 소위 ‘의회주의’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의회가 가지는 우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 원리인 ‘인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가 입법부이기 때문.그러나 제도적으로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다. 인류 역사가 말해주듯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게 마련이므로, 선대의 민주주의 설계자들은 다양한 장치를 두었다. 권력 분립 체계는 어느 한 기관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