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요약본에서는 지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지표들에 대해서는 향후 블로그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관련된 케이스를 곁들여 업로드할 예정이다.
그래프에서 붉은 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시작을, 파란 선은 문재인 정부 임기 시작을 나타낸다. V-Dem 데이터는 해당 년도 말에 데이터를 집계하므로, 그래프상 정부의 임기 시작년도에 대한 평가점수는 이전 정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시 취임한 정부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의 한국에 대한 V-Dem의 평가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이다.
본 그래프에서 ‘합성지수’란 여러 지표들을 통합하여 만들어낸 지표를 말한다. V-Dem은 여러 지표들을 통합 및 합산한 합성지수를 제공한다. 합성지수가 별도로 명시되지 않은 것은 V-Dem의 고유 지표들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주주의 관점에서 대단히 퇴행적인 정부였으며, 명백한 민주적 퇴행(democratic backsliding) 현상이 V-Dem 데이터 수치로서 관찰되었다.
본 글에서는 미국, 일본, 영국, 대만을 주요 비교군으로 선정하였는데, 이는 이 4개국이 한국과 가까운 우방국이면서 동시에 비교적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은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달성했다고 여겨져왔으므로, 후퇴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비슷한 수준의 민주주의 국가를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
객관적 수치상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는 질적으로 상당히 후퇴했다. 특히, 4개국과 비교하여 최하위를 기록한 지표, 전례 없이 크게 하락한 지표 등이 명시적으로 관찰된다. 윤석열 정부는 ‘반민주주의적 정부’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윤석열은 ‘자유민주주의자’라고 부를 수 없으며, 윤석열을 지지하는 것이 곧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윤석열 집권 기간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는 질적으로 상당히 후퇴했다. V-Dem은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에서 ‘선거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로 하향 조정했다(Marina Nord et al., 2025) . V-Dem은 체제를 4단계로 구분한다: ①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 ②선거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 ③선거권위주의(Electoral Autocracy), ④폐쇄권위주의(Closed Autocracy).
V-Dem에서 측정하는 전반적인 ‘고수준 민주주의 지수’는 명백하게 Bell-curved shape을 그리며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표는 0부터 1까지의 값을 갖는다.
분야별 민주주의 지수 중, ‘평등민주주의’를 제외한 모든 민주주의 부문 지표에서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 4개국(미국, 영국, 일본, 대만)과 비교하여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수준(High-level) 민주주의 지수 비교, V-Dem (2025)에서 재구성
‘중간 수준 민주주의’에서도 전반적인 퇴행이 관찰된다. 특히, ‘표현의 자유’ 부문의 지수하락이 두드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4년도에 ‘입법부의 행정부 통제’는 지수가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는 국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획득하면서 윤석열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 중에서도 ‘매체’ 부문의 퇴행이 심각한 것이 관찰되었다. 정부의 매체 검열, 기자의 자기검열, 기자에 대한 괴롭힘, 언론 편향 등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퇴행이 관찰된다. 대표적인 민주주의 4개국과 비교해도 한국은 ‘언론 부패’를 제외하고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민사회에 대한 억압 또한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만큼 억압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민주주의 국가 4개국과 비교했을 때에도 현저하게 낮은 수치이다.
선거민주주의 지수 중, ‘선거기구의 자율성(Election Management Body Autonomy)’ 분야는 박근혜 정부 수준으로 퇴행했다. ‘선거기구의 자율성’ 항목은 점수가 낮을수록 선거관리기구가 집권 정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한국은 3점대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비교군 4개국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치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보다도 낮은 점수이기도 하다.
선거관리기구의 자율성이 침해받는다는 것이 ‘부정선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선거기구의 역량(capacity)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교군 4개국과 견주어도, 한국보다 앞서는 역량을 가진 국가는 대만 뿐이다. 여기서 ‘역량(capacity)’이란 선거관리를 위한 자원 및 직원들의 전문성 등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인 자유권 또한 후퇴했다. 특히, 매우 우려스럽게도 정부에 의한 신체적 자유의 위협(physical violence)이 포착되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정부에 의한 ‘고문’ 또는 ‘살해 시도’가 포착되었다는 점이다. 정부의 폭력으로부터의 자유는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뚜렷한 지표 하락이 관찰된다. 불명예스럽게도 현재 시민적 자유 부문에서 한국은 비교군 4개국 중 최하위에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전반적으로 책임성 또한 약화됐다. 그 중에서도 대각적 책임성(diagonal accountability)이 크게 약화됐다. 앞서 살펴본 표현의 자유 축소, 미디어의 편향성 및 매체 검열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수평적 책임성(horizontal accountability)는 크게 증가했다. (아래 부가 설명 참고)
행정부 관련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의 행정부의 헌법 무시 행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는 재임 기간 내내 헌법을 존중하지 않았다. 또한, 공공부문의 부패 역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부의 뇌물 수수’ 부문은 (지표상) 유일하게 청렴해진 분야다.
ℹ️ 책임성의 종류 ① 수평적 책임성(horizontal accountability) : 권력을 부여받은 기관(입법, 행정, 사법)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책임성을 의미한다. 권력 분립의 원칙이 여기에 해당한다. ② 수직적 책임성(vertical accountability) : 시민이 정부/의회에 행사하는 책임성으로서, 국민이 투표를 통해 정치인을 선출하고, 정치인은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와 투표는 수직적 책임성을 부여하는 수단이다. ③ 대각적 책임성(diagonal accountability) : 시민사회/미디어가 정부에 대해 감시하는 책임성을 말한다.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이 여기에 해당한다. Lührmann et al. (2020)에서 발췌
윤석열 정부에서 사법부 또한 훼손되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①사법부에 대한 복종, ②정부의 법원에 대한 공격(물리적 폭력이 아닌, ‘진실성’ 등 법원 결정에 대해 모함하는 것 포함) ③하급법원 독립성(Low court indepence) 등 법의 지배(rule of law)를 구성하는 핵심 항목들에서 우려스러운 수준의 지수 하락이 있었다. 특히, ‘정부의 사법부 공격’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정부가 사법부의 진실성, 판결의 공정함 등에 대해 빈번하게 공격했다는 의미이다.
법의 집행과 행정에 있어서도 투명성과 공공성이 일정수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행정의 공정성은 박근혜 정부보다도 후퇴했으며, 법 집행 또한 투명성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동원의 빈도의 경우,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대중동원이 광범위하게 있었으나 동시에 권위주의를 지지하는 대중동원 역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사회운동의 성격별로 분류했을 때에도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민주적 성격의 사회운동에 비해, 반민주적 성격(=민주적 규범을 받아들이지 않고, 선거결과에도 승복하지 않는 집단)의 사회운동 빈도가 박근혜 정부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정치폭력은 전례없이 증가했다. 평화적 집회 보장 또한 그 점수가 박근혜 정부만큼 낮아졌다. 3점에 가까운 점수를 보이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체로 평화적 집회가 보장되지만 일부 경우에 자의적으로(arbitrarily) 시민들의 집회 권리를 거부한 케이스가 포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를 괴롭히는가?’ 차원에서 온라인에서의 괴롭힘 양상은 LGBTQ 그룹, 신체적/인지적 장애 보유 그룹, 여성 그룹, 특정 민족 그룹, 특정 종교 그룹, 특정 지역 그룹이 괴롭힘의 대상으로 나타났다. 이 중 ‘LGBTQ’, ‘여성’, ‘특정 지역’에 대한 괴롭힘은 4개국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수치를 가지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더욱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주요 정당은 더 자주 혐오발언을 사용했으며, 정부/정책 비판적인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체포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주장과 마찬가지로, 윤석열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질적으로 퇴행시켰다는 점이 지수로서 확인되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민주주의가 다양한 방면에서 크게 후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윤석열이 자유민주주의자라면 최소한 민주적 규범─헌법 준수를 포함해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면 응당 지킬 것으로 요구되는 가치규범들─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명백한 퇴행은 윤석열이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가 아니라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따라서, 그를 ‘자유민주주의자’로 부르는 것은 언어도단이자 ‘거짓 선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것 또한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V-Dem Dataset: Coppedge, Michael, John Gerring, Carl Henrik Knutsen, Staffan I. Lindberg, Jan Teorell, David Altman, Fabio Angiolillo, Michael Bernhard, Agnes Cornell, M. Steven Fish, Linnea Fox, Lisa Gastaldi, Haakon Gjerløw, Adam Glynn, Ana Good God, Sandra Grahn, Allen Hicken, Katrin Kinzelbach, Joshua Krusell, Kyle L. Marquardt, Kelly McMann, Valeriya Mechkova, Juraj Medzihorsky, Natalia Natsika, Anja Neundorf, Pamela Paxton, Daniel Pemstein, Johannes von Römer, Brigitte Seim, Rachel Sigman, Svend-Erik Skaaning, Jeffrey Staton, Aksel Sundström, Marcus Tannenberg, Eitan Tzelgov, Yi-ting Wang, Felix Wiebrecht, Tore Wig, Steven Wilson and Daniel Ziblatt. 2025. "V-Dem [Country Year/Country-Date] Dataset v15" Varieties of Democracy (V-Dem) Project. https://doi.org/10.23696/vdemds25.
V-Dem Codebook: Coppedge, Michael, John Gerring, Carl Henrik Knutsen, Staffan I. Lindberg, Jan Teorell, David Altman, Fabio Angiolillo, Michael Bernhard, Agnes Cornell, M. Steven Fish, Linnea Fox, Lisa Gastaldi, Haakon Gjerløw, Adam Glynn, Ana Good God, Sandra Grahn, Allen Hicken, Katrin Kinzelbach, Kyle L. Marquardt, Kelly McMann, Valeriya Mechkova, Anja Neundorf, Pamela Paxton, Daniel Pemstein, Johannes von Römer, Brigitte Seim, Rachel Sigman, Svend-Erik Skaaning, Jeffrey Staton, Aksel Sundström, Marcus Tannenberg, Eitan Tzelgov, Yi-ting Wang, Felix Wiebrecht, Tore Wig, and Daniel Ziblatt. 2025. "V-Dem Codebook v15" Varieties of Democracy (V-Dem) Project.
Marina Nord, David Altman, Fabio Angiolillo, Tiago Fernandes, Ana Good God, & Staffan I. Lindberg. (2025). Democracy Report 2025: 25 Years of Autocratization – Democracy Trumped? V-Dem Institution. https://www.v-dem.net/publications/democracy-reports/
Lührmann, A., Marquardt, K. L., & Mechkova, V. (2020). Constraining Governments: New Indices of Vertical, Horizontal, and Diagonal Accountability.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114(3), 811–820. https://doi.org/10.1017/S00030554200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