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파면, 앞으로 해야 할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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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소회괴물이 끌어내려졌다. 우리 역사에 다시는 존재해서는 안될 파시스트를,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렸다. 이제 남은 것은 그에게 가장 처절하고 비통한 죽음을 선고하는 일이다. 그가 법정에서 최고형을 언도받고 교수대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에는, 이 모든 사태를 ‘끝났다’라고 말하기 어렵다.광장의 시민들에게 너무나 큰 빚을 졌다. 연말연초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인해 광장에 몇번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할 수 있는거라고는 이렇게 글줄이라도 써서 조금이라도 의견에 힘을 보태는 것인데, 그마저도 크게 도움되진 못한 것 같다. 광장에서 끝까지 버텨준 사람들을 생각하면 괜히 울컥한다. 금요일에 파면 축하 겸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조금 울었다.비록 탄핵 선고 주문 전체를 듣진 못했지만, 문형배 재판관의 말은..
최상목 권한대행의 9번째 거부권에 대한 소론: ‘의회주의’를 왜 지금 역설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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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최상목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가 적절한가에 대한 평가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는 대의기구인 입법부의 우위를 존중하는 것이다. 다양한 정당이 경쟁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제도적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다수당이 구성되고, 국회가 법률안을 통과시켰다면 이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규범이다. 소위 ‘의회주의’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의회가 가지는 우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 원리인 ‘인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가 입법부이기 때문.그러나 제도적으로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다. 인류 역사가 말해주듯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게 마련이므로, 선대의 민주주의 설계자들은 다양한 장치를 두었다. 권력 분립 체계는 어느 한 기관이 다..
극우의 주류화에 대한 천관율의 해석: 민주주의는 일시적인 착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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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의 물결 일으킨 더 깊은 뿌리한국의 급작스러운 극우화 물결은 완전히 수수께끼다. 당신이 이 문제를 ‘예견된 위기’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이 글은 그 생각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이 정도의 극우화 물결은 ‘12·3’www.sisain.co.kr천관율이 시사IN에 낸 이 기사의 핵심은 ‘보수 우위 지수’를 나타내는 이 그래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프는 1을 기준으로 1 이상이면 보수 우위, 1 미만이면 진보 우위를 나타낸다. 그래프는 명백히 우하향 선을 그린다.천관율의 주장과 해석은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1) 한국에서 정치 갈등의 핵심은 진보-보수 간 이념적 갈등이 아니라 구조적 우위를 획득하기 위한 ‘다수파 교체’의 싸움이다.(2) 한국의 보수파는 ‘구조적 우위’로서 다수파의 지위를 누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