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살리자고 마음 먹은 이후, 블로그에 대대적인(?) 개편들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신경쓰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가독성이다. 나는 명조체 글꼴을 좋아하는데, 웹폰트로 쓸 만한 명조체 폰트가 한정적이다. 나눔명조나 함초롬바탕, 조선신명조 정도가 웹폰트로 나은 것 같은데, 다만 이게 웹폰트로 적용해보니 가독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Kopub 바탕이 사실 내 기준에선 제일 깔끔하지만, 웹폰트로 쓰는 방법은 모르겠다. 지금은 조선신명조를 쓴다. 기본 서체도 그냥저냥 통일성 있어서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명조체 쓰던 버릇 어디 가겠나.
각주 기능도 살리고 싶다. 그런데 현재 스킨에서는 각주를 달면 너무 이상하게 나오는 게 문제다. 어떻게 수정해야 할 지를 몰라서 하릴없이 검색이나 해본다. 답이 안 나오는 걸 알면서도. 마음 같아선 누군가에게 외주비 주고 스킨 편집 좀 해달라고 하고 싶다. 그게 더 편할 수도 있다.
콜아웃 기능도 무척 필요하다. 글쓰다 보면 참고 박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덧붙이게 되는데, 이걸 <더보기> 기능만으로 퉁칠 수는 없다. 심지어 이름도 <더보기>가 아니라 다른 이름을 쓰고 싶기도 한데, <더보기>에 갇혀 있다. 이전에 HTML 기능을 이용해서 서식을 만들면 된다고 하길래 써봤는데, 쓸 만한 게 못된다. 한 두줄 짧게 쓰는 거라면 모를까.
티스토리 블로그를 쓰지 않고 워드프레스 블로그로 갈아탈까도 고민했다. 내가 직접 꾸미고, 직접 호스팅하는 블로그. 나름 낭만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아니다.
읽기 좋고 예쁜 블로그를 위해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친구에게 하소연했더니, "쓸데 없는 짓 하네 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차피 아무도 안 읽잖아"라는 덧붙임과 함께. 매정한 놈이라고 비난했다. 그래, 넌 오늘 출근하지. 난 오늘 민방위란다, 라고 놀려먹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건 이런 것이다. 친구의 진지한 고민을 받아주지 못하는 녀석은 출근한다고 놀림 받아도 싸다.
민방위 1년차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오늘의 첫번째 고민이 블로그를 어떻게 꾸밀지, 라는 하찮은 고민이라니, 그리고 그걸 또 글로 쓰고 있는 내 모습은 어떻고. 하루가 어째 좀 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