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의 주류화에 대한 천관율의 해석: 민주주의는 일시적인 착각이었을까?
·
Studies/Comment
극우의 물결 일으킨 더 깊은 뿌리한국의 급작스러운 극우화 물결은 완전히 수수께끼다. 당신이 이 문제를 ‘예견된 위기’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이 글은 그 생각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이 정도의 극우화 물결은 ‘12·3’www.sisain.co.kr천관율이 시사IN에 낸 이 기사의 핵심은 ‘보수 우위 지수’를 나타내는 이 그래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프는 1을 기준으로 1 이상이면 보수 우위, 1 미만이면 진보 우위를 나타낸다. 그래프는 명백히 우하향 선을 그린다.천관율의 주장과 해석은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1) 한국에서 정치 갈등의 핵심은 진보-보수 간 이념적 갈등이 아니라 구조적 우위를 획득하기 위한 ‘다수파 교체’의 싸움이다.(2) 한국의 보수파는 ‘구조적 우위’로서 다수파의 지위를 누려왔다..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된다면
·
Studies/Comment
윤석열의 구속 취소와 함께 여러 소식들이 쏟아졌다. 탄핵 기각이야 가능성 없는 이야기이지만, 탄핵 기각 이후의 시나리오는 상당히 끔찍할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들의 조각을 모았다.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된다면윤석열의 탄핵 심판 변론을 듣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 결국에는 전부 듣지 못하고 꺼버렸다. 김계리 변호사의 “계몽” 발언도 의아한 부분이었다. 전문 직업인으로서 가능성이 없는 억지 궤변인 걸 뻔히 알텐데 왜 저렇게 말도 안되는 궤변을 펼치는 것일까? 윤석열의 궤변을 듣고 있자니 속에서 열불이 뻗치기보다 대체 왜 먹히지도 않을 거짓말을 저렇게 뻔뻔하게 하는걸까, 라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윤석열의 구속 취소를 두고 다들 머리가 지끈지끈할 것 같은데, 일단 탄핵은 큰 무리없이 ..
파시즘의 통치 전략에 대한 스케치: 그들은 언제나 희생양을 필요로 할 것이다
·
Studies/Comment
파시즘의 광기가 무섭게 전염되고 있는 듯 하다. 이제는 이에 대해 말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파시즘의 끔찍함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정리 차원에서 적어둔다. 아래 내용은 엄밀한 논의는 아니며, 다만 추후 쓰게 될 다른 글을 위한 스케치 차원이다.파시즘이 끔찍한 이유는 단순히 세계대전을 불러올 정도로 파괴적이라는 데에 있지 않다. 전쟁은 파시즘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파시즘은 매우 파괴적인 열정이며, 광기를 동원한 ‘대중 운동’이다. 바꿔 말해 파시즘은 ‘증오’를 동원하는 체제다. 그렇기에 파시즘은 ‘거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파시즘이 유일하게 파괴하지 않는 것은 지도자 1인 뿐이다. 한국 상황에서라면 윤석열과 전광훈 정도가 그 대상일 것이다.파시즘의 기본적인..
윤석열 정부에서 우리는 Democratic Backsliding을 겪고 있는가?
·
Studies/Comment
윤석열 정부에서 우리는 Democratic Backsliding을 겪고 있는가? 에 관한 노트. 지난 번 세미나 주제가 Democratic Backsliding이었는데, 관련해서 토론을 짧게 한 뒤 생각난 것들을 정리해봄. #1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Backsliding이라는 개념이 나온 배경을 이해하는 것. 민주주의의 후퇴, 혹은 퇴행 정도로 번역이 될텐데 이는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로 퇴행하는 Democratic Breakdown과는 조금 다른 개념.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정부 주도로 민주주의를 제도적, 기능적으로 퇴행시키는 현상을 부르기 위해 나온 개념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음. 다시 말해 backsliding은 체제 전환기의 특성이 아닌, 체제 전환기로 가는 '경로'를 설명하려는 데 있음..
정당 민주화 혹은 당내민주주의에 관하여
·
Studies/Comment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민주주의니까. 헌법에 '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으니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정당이 내부적으로 '반드시'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당위가 있을까? 헌법에서 말하는 '민주적'이라는 것은 얼마나, 어느 정도를 말하는걸까? 민주주의를 마법의 단어처럼 쓰지 않으려면 여기서 말하는 '민주적'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당대표를 평당원이 선출하는 것이 '민주적' 운영인가? 원내대표를 평당원이 선출하는 것이 '민주적' 운영인가? '정당 민주화' 혹은 '당내 민주주의'를 금과옥조..
KBS 선거제 개혁 공론조사: 국회에 대한 불신과 편견에 관하여
·
Studies/Comment
https://www.youtube.com/live/edtxjGnkG_Q?feature=share 엊그제 스승의날을 맞아 지도교수님 제자모임을 했는데 이런 방송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냉큼 봤다. 훌륭한 프로그램이고, 이런 논의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공론조사라고 해서,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와는 다르게 시민대표단을 무작위로 선출하고 이들에게 특정 주제에 대해 전문가 집단과 일정 기간 학습시킨 다음, 토론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의결하는 방식이다.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 기획이 참 좋다. 사실 정치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맞닥뜨리는 가장 곤란스러운 편견들은 국회와 정당에 대한 불신이다. 국회의원수를 줄이라든가, 비례대표를 없애야 한다든가 하는 주장들은 정치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참 다루기 곤혹스럽..